본문 바로가기

예술 한 모금/박물관

전쟁기념관(2010.7.20)





삼각지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우리나라 전쟁사를 보관하고 있는 전쟁기념관이 나온다. 초등학생 때 가보곤 꽤 오랜 세월이 지나 문득 생각이 나 방문하기로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따라 날씨는 왜이리 더웠던지 지하철역에서 박물관 입구까지 가는 데도 땀을 잔뜩 흘렸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수 많은 조형물들은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국군-인민군 형제의 포옹하는 모습을 나타낸 동상일 것이다. 많은 조형물들의 설명을 일일히 읽어보고 가고 싶었으나 시간관계상.......은 아니고 뜨거운 태양을 좀 더 적게 마주치고자 눈으로 훑고 지나갔다.

 

전쟁기념관의 입장은 무료!지만 꼭 매표소에서 표를 받아가야 한다. 아무래도 입장객의 수를 확인하는 듯 했다.

"한 장 주세요~"라는 수줍은(?) 말로 표를 획득한 후 드디어 입장!

 

들어서니 1층에선 마침 6.25. 50주년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었는데 무료!인 박물관 관람에 반해 유료!(5천원으로 기억)였던게 괴씸(?)해서 패스~

 

입구에는 쭈~욱 군인아저씨 or 할아버지 들의 흉상이 있는데 다들 치열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감동적인 일을 하신 분들이란다. 이름은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이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런 곳에도 와볼 수 있겠지' 라는 짤막한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깊은 곳엔 구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까지 무기의 발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정녕 그냥 짱돌인지 간석기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도 있었다.(물론 나의 무지함이 그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다)

 

전쟁기념관의 관람순서는 다소...가 아니라 좀 복잡한데, 처음 입장은 2층에서 시작해서 1층으로, 다시 2층 -> 3층 -> 2층.... 이런 식이다. 관람객들의 동선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anyway. 이젠 삼국시대와 고려-조선의, 말 그대로 피터지는 싸움을 보여주는 곳들로 갔다. 국사시간에 배웠던 수많은 전쟁영웅들과 우리나라를 지킨 조상님들에 대한 유물 및 설명이 가득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느끼겠지만, 나는 이런 조상들의 전쟁사를 볼 때마다, 고구려나 발해가 좀 더 강성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넓은 영토에 우리가 살고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일제강점기와 독립군의 활약부분부터는 슬슬 몸에 와닿기 시작하는, 그러니까 내가 좀 더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뭐 대부분 일본에 대한 반감과 혐오, 테러 성공에 대한 기쁨과 희열?!)

비록 해방의 계기는 원자탄의 투하였지만, 많은 독립투사/열사들께서 대한민국이란 나무가 자라나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던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제강점기에 이어 전시는 민족상잔의 전쟁, 6.25로 이어진다. 당시 북한과 남한의 정세와 그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 군사력의 비교와 참전국들 소개 및 군사용품들이 잘 정리되있다. 이념간의 갈등과 대립이 빚은 이 어처구니없는 전쟁으로 우리나라는 참 힘든 시기를 겪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휘장의 어구가 마음 속 깊이 박혔다.

 

 


전쟁기념관을 떠나며 이곳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무엇을 기념해야 하며 무엇을 지향하고, 또 무엇을 지양해야하는가...

 

힘 없는 평화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지만, 언젠가는 힘에 의해서가 아닌, 화합과 소통에 의한 평화가 이 세상에 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