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한 모금/영화

대니쉬걸(2016)을 보고

톰 후퍼 감독의 대니쉬걸(The Danish Girl, 2015)를 보았습니다.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1787

다음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91103


1. 최초로 성전환수술을 시도한 릴리 엘베. 그(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때만 하더라도, 주제의 터부시로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될 수 있을까 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드문드문 상영관에서 이런 주제를 볼 수 있네요 (현재 상영 중인 캐롤도 포함해서). 메가폰을 잡은 톰 후퍼는 킹스스피치(2010), 레미제라블(2012)에 이어 오랜만에 연출을 맡았습니다.


2. 에이나 베게너/릴리 엘베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큰 영화입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의 연기도 엄청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요즘 말로 "인생연기"라 할 만합니다. 우연히 경험한 여장에서부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과정, 남성으로서의 자신을 잃는 모습, 그리고 여성의 정체성을 갖게됨의 묘사가 정말 세밀하고 섬세합니다 (어쩜 저렇게 배역을 분석했지? 그걸 어떻게 체화했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 아울러 이를 받는 알리시아 비칸테르(게르다 베게너 역)도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남편을 잃어가지만 여전히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습니다.


3.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적인 매력은 다소 아쉽습니다.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대부분 겪는 것이지만, 기승전결에서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이랄까요. 디테일을 살린 대신 큰 그림을 놓친 기분입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에서 남기는 여운은 상당합니다. 너무나 뻔한 Cliche인 마지막 대사 "let it fly"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건, 공들여서 쌓은 감정선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일겁니다. 


한줄평: 에디 레드메인, 상상 이상의 세밀함 (8.0/10)


p.s.1. 제목에서 말하는 The Danish Girl 은 분명 릴리 엘베입니다만, 저는 게르다에 좀 더 마음이 가네요.

p.s.2. 아무리 상업성이 떨어진다지만, 조조와 심야 2회 상영은 좀 심하지 않습니까? 

'예술 한 모금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아카데미 수상 최종명단  (0) 2016.02.29
귀향(2016)을 보았습니다  (0) 2016.02.25
검사외전 (2016)을 보고  (0) 201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