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보 감독의 해무를 봤습니다.
0. 심성보 감독은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감독) 에서 봉 감독과 각본을 썼던 경력이 있습니다. 이번엔 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죠 (살인의 추억을 보고 굉장히 찝찝한 뒷맛을 다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보니 봉 감독의 전작들에서 봤던 여러 장면들이나 묘사들이 오버랩되기도 하더군요.
1. 먼저 배우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배우 김윤석은 정말 무섭습니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장준환 감독) 에서 느꼈던 광기의 섬뜩함과 오싹함이 이 영화를 보고서도 느껴졌습니다. 박유천의 연기도 괜찮았습니다만, 다소 무리인 설정에 중간중간 "응?"이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장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예리는...... 정말 조선족같습니다 (분장때문인가;;). 그 외에 명품 조연들이 그들의 위치에서 제 역할, 제 연기를 했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2. 하지만 스토리에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현실성과 개연성은 점점 떨어져가고, 제한된 공간 안에서 모두가 갑자기 미쳐가는 전개는 몰입도를 떨어뜨렸습니다. 자동차 기어를 한 번에 올려 배우와 관객 모두가 버거운 전개, 징검다리에 가운뎃돌이 없는 기분이랄까요...로맨스도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고, 마지막 엔딩도 썩 맘에 들진 않습니다 ("청양고추 있소?").
3. But! 전진호에서 벌어지는 광기는 마치 우리나라의 현재를 비꼬는 듯 했습니다. 악이 악을 낳고 또 다른 악으로 덮으려는 시도에서 결국 모두가 공멸해버리는 모습은, 비정상으로 가득찬 한국의 부조리함을 꼬집고 있었습니다. 과연 미치지 않고 이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가 라고 묻는 마냥...
4. 기대가 커서였을까요.. 진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 여름 다양한 한국 영화가 나와줘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생뚱맞은 마무리?)
한줄평: 제대로 비비지 못한 비빔밥의 아쉬운 섞임
p.s. 구지 저렇게 잔혹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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