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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한 모금/영화

국제시장 (2014)를 보고



국제시장 (2014)

6.9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정보
드라마 | 한국 | 126 분 | 2014-12-17
글쓴이 평점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을 보았습니다.


0. 해운대 (2009) 로 천만 관객 리스트에 오른 윤제규 감독의 신작입니다. 개인적으론 해운대를 그렇게 재미있게 보진 않은지라, 이번 영화를 그렇게 기대하고 보진 않았습니다 (엉성한 CG, 재미없는 이야기 등으로...). 그래도 황정민과 김윤진 조합이라면, 적어도 연기 걱정은 안 하고 보겠구나 하는 안심이 들었지요.


1.1. 파독광부, 베트남 파병, 이산가족 찾기 등 20세기 굵직굵직한 사건들 속에 덕수가, 그리고 우리네 할아버지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장들이 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어야 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저 묵묵하게 (어떻게보면 멍청하게)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덕수는, 자신의 짐을 알리고 싶지도, 나누고 싶지도, 동정을 받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옷을 끌어 안고 오열하는 덕수,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화기애애한 가족들의 모습에서, 가장도 한 명의 사람이었다는 메세지를 묵직하게 던집니다. 왜 무뚜뚝하고 옹고집이 될 수 밖에 없었을까에 대한 답이랄까요.

1.2. 정주영, 이만기, 앙드레김, 남진 등 잘 알려진 인물들이 중간중간 등장함은, 무거운 이야기에 윤활유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특히 오달수와 김슬기의 코믹+얄미운 연기는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했습니다.


2. 이번 작품의 특수효과는 꽤나 괜찮았습니다 (물론 140억을 들였으면 그 정도 나와야 하지만). 해운대의 어설픈 컨테이너 떨어지기에 비하면, 흥남 철수나 탄광의 묘사는 훌륭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들의 노화 과정도 꼼꼼하게 건드렸구요. 다만 서프라이즈 단역 배우를 연상시키는 외국인 연기자들은 조금 아쉽네요.


3. 이 작품을 두고, 정치적 가치관으로 많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단순한 신파극이나 눈물짜기라는 평도 있습니다. 시대에 아주 대표적인 인물이 뻔하게 겪을 경험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세대의 기억을 전승하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 아는 사건, 다 아는 이야기 이지만,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새로운 것일테니까요. 


한줄평: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家長의 무게